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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웜비어 석방 조건으로 병원비 200만 달러 요구"

세계일보 2019.04.26 원문보기
WP "미국 합의 서명 후 돈 지급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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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했다 의식 불명 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와 사망한 오토 웜비어가 풀려날 당시에 북한 당국이 미국에 병원비 명목으로 200만 달러(약 23억 1980만원)를 요구했고, 미국이 이 돈을 지급하겠다는 서명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워싱턴 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 돈이 실제로 지급됐는지 불확실하다고 전했으나 폭스 뉴스와 CNN 등은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이 돈을 건네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은 북한에서 미국인 인질을 데려올 때 미국 정부가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백악관과 국무부, 재무부 등 미국 정부 관련 부처는 미국이 북한에 돈을 제공했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북한이 요구했던 병원비 청구서에 서명했던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이 돈이 실제로 지급됐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하지 않았다.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 학생이었던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투숙한 호텔 벽에 있던 북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돼 15년의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13일 풀려났다. 웜비어는 그 당시에 의식 불명 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왔고, 그로부터 6일 만에 사망했다. 웜비어 부모 등 가족들은 그가 북한에서 고문을 받아 사망했다며 북한 당국을 상대로 미국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미 법원은 북한 당국이 웜비어 유가족에게 5억1133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실제로 이 판결 내용이 집행되지는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웜비어를 북한에서 데리고 나오려고 방북했던 윤 전 특별대표에게 북한이 200만 달러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고, 윤 전 대표는 렉스 틸러스 당시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측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WP는 “틸러슨 당시 장관이 이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보고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은 특사(윤 전 대표)에게 200만 달러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하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서류는 미국 재무부로 전달됐고, 2017년 말까지는 미지급 상태였다고 WP가 관계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전했다.

폭스 뉴스는 이날 “북한이 200만 달러를 요구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 돈은 실제로 북한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 문제를 알고 있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가 인질 협상에 관해서는 논평하지 않고, 바로 이런 이유로 현 정부에서 인질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윤 전 특별대표는 CNN에 “외교적 교류와 협상 관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그러나 웜비어 석방을 위해 무엇이든 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틸러슨 당시 장관과 긴밀히 협력했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미국인 억류자 송환 과정에서 일부 돈이 제공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것은 병원비로 정당화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NN은 북한이 지난 1,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웜비어 병원비 청구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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