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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는 일제 수탈의 상흔…추자 ‘진지동굴’

KBS 2019.08.15 원문보기

[앵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은 연합군에 대항하기 위해 제주 곳곳에 진지동굴을 뚫고 요새화했습니다.

섬 속의 섬이라 불리는 추자도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아픈 역사속의 상처로 기억돼야 할 일제의 유적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습니다.

나종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깎아지른듯한 석산, 절경을 뽐내는 섬 속의 섬 추자돕니다.

해안 절벽을 따라 동굴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뚫어놓은 이른바 진지용 동굴입니다.

태평양 전쟁 말기 패색이 짙어진 일본군이 미군 공격에 대비해 자폭용 선박 등을 숨기려고 만든 겁니다.

당시 추자도 주민들이 강제동원돼 암반을 깨고 폭약을 넣어서 만든 고된 노역의 현장입니다.

[김방우/추자면 주민/당시 7살 : "(어릴 때 본 기억으로) 그거(정)를 바위에 놓고 두드렸어요. 바위가 깨지게 그리고 거기에 구멍을 파서 TNT 폭약을 넣어서 폭파시켰어요."]

일제 수탈의 아픈 역사지만, 이를 알리는 흔한 안내판조차 없습니다.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떠밀려 온 해양쓰레기들만 가득합니다.

일본군이 만든 진지동굴은 관리되기는커녕 해양쓰레기만 떠밀려온 폐기물 장이 됐습니다.

2006년 한 민간 연구소가 한 차례 조사를 통해 발견한 추자도 일본군 진지동굴은 모두 12곳.

이후 후속 연구없이 방치돼 왔습니다.

제주 본섬에 있는 진지동굴 상당수를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과 사뭇 다릅니다.

[김광택/추자면 예초리 어촌계장 : "80년 전 역사를 그냥 뒀었는데 이 부분을 성역화시키고, 일본에 대한 나쁜 욕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시고..."]

일제 수탈의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유적들이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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