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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서 수년간 아동 성추행…알고보니 보호관찰 대상자

KBS 2019.09.11 원문보기
제주지역 한 보육원에서 자원봉사자가 수년간 아동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행정당국이 해당 보육원의 시설장 교체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자원봉사자는 범행 당시 동종 전과로 보호관찰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는데, 또다시 성범죄가 발생해 형식적인 보호관찰이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법원 제3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28살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해당 보육원에서 10년 넘게 자원봉사를 한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8살 이하 원생 8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거나 장난감을 사주겠다는 식으로 아이들의 환심을 산 뒤 아이들을 자신의 차로 데려가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7월 보육원에서 진행된 아동 대상 집단 성 상담 도중 한 피해 아동이 관련 내용을 질문하면서 드러나게 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이미 성범죄 전과로 보호관찰을 받던 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충격을 안겼습니다.

지난 2006년 동종 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A씨는, 보육원 자원봉사를 하던 지난 2016년에도 놀이터에서 시설 원생이 아닌 3살 아이를 추행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재범이 우려돼 보호관찰 명령까지 내려졌지만, 범행은 버젓이 계속됐습니다.

신상정보 공개 결정이 항소심에서 기각되면서 보육원 측은 아예 범죄 사실조차 몰랐고, 제주보호관찰소는 매뉴얼대로 지도감독을 했지만 주거지와 직장만 감독하다 보니 보육원을 드나드는 것조차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보호관찰소는 A씨를 담당한 직원의 경우 혼자서 260명을 감독해야 해서 적극적인 보호관찰에 한계가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인력 부족을 호소했지만, 보호관찰에 구멍이 났다는 점을 시인한 셈입니다.

한편 행정당국은 변호사와 아동 전문가, 교수, 전직 공무원 등의 자문을 얻어 '시설 폐쇄' 조치를 하겠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아동복지법 제56조에 따르면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 대상 아동에 대한 성적 폭력 등 아동학대 행위가 확인된 경우 시설 폐쇄 등의 조치가 이뤄지게 됩니다.

하지만 도내 보육원에 수용 능력에 한계가 있다 보니 30여 명은 다른 시·도로 옮겨가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서 '시설 장 교체'로 갈음해줄 것을 건의했습니다.

고태순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은 "피해 사실을 인지한 후 곧바로 신고했고 A씨가 시설 종사자도 아니므로 보육원 폐쇄로 아이들에게 2차 피해를 주는 건 불합리하다"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동복지법 시행령 제53조에 따라 상당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시설 폐쇄를 갈음해 시설장 교체 도는 6개월 이내 사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행정당국은 "보건복지부 아동 인권보호 매뉴얼에 따라 시설 행정 처분은 아동의 보호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면서 시설장 교체 징계를 내리는 선에서 마무리했습니다.

해당 보육원 원장은 "외상으로 드러난 게 없어 알아채지 못했다"면서 "(징계를 받아들여)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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