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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 ▲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 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
"전직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은어) 여러분, 우파 국민과 애국 시민한테 맘속으로 크게 외치시고 행진하겠다. (이 자리에 온) 전직 대깨문들 손들어 봐라. 죄송하다고 크게 외쳐라. 진보 좌파에게 더 이상 속지 않겠다!"
1일 오후 4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모인 제 2차 전 국민 조세저항 집회. 참가자들의 발언을 마치고 집회 현장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대로에서 더불어민주당사로 행진을 시작하기 직전, 단상에 오른 참가자가 한 말이다. 그는 자신을 행사 주최인 6.17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아래 시민모임) 대표로 소개했다.
"시진핑을 너무 사랑하셔서..." 김문수 등 보수 유튜버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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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부동산 폭군 문제인을 끌어내자'는 팻말이 보인다. ⓒ 조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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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문재인 탄핵 8.15국민대회 팸플릿을 들고 있는 이들도 있다. ⓒ 조혜지 |
이날 현장에선 정부의 6.17, 7.10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3법에 반발한 다주택자와 임대업자들이 주로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 7월 31일부터 시행된 임대차 3법을 강하게 규탄했다. 참석자들은 40·50 세대들이 대부분이었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30대 부부나 부모와 함께 나온 20대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주최 측 추산 2천여 명의 인원이었다.
각각 '임차인만 국민이냐 임대인도 국민이다' '목적은 세금뜯기 주특기는 소급입법' 등의 손팻말을 들고 섰다. 단상의 펼침막도 '중도금 및 잔금대출 원래대로' '등록주택 임대사업자 원안대로' '7.10폭탄 취득세 소급적용 위헌' 등 부동산 정책을 겨냥한 문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단상의 일부 발언들은 부동산 정책 비판에서 나아가 현 정부를 향한 이념적 비판에 초점이 맞춰있었다. 시민모임 대표는 코로나19사태와 안보 불안도 연설 주제로 언급했다.
"시진핑을 너무 사랑하셔서 코로나 달고온 중국인 수 만 명 들어오게 대문 열고 치료, 생활비에 수백억 씩 펑펑 썼다. 북한도 너무 사랑해서 우리 세금 김정은, 김여정에 못줘서 안 달이다. (중국) 중국과 북한에 바람난 이 대통령 어떻게 해야겠나."
"전국민 세입자 만들어 제 집 못가지게 하고, 배급받는 사회 만들려는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밑그림은 공산화 과정을 그대로 밟고 있다. 파면하고 끌어내려야 한다. 무거운 종합부동산세, 장사하는 자영업자 목조르고 죽이는 악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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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문수 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도 참석했다. ⓒ 조혜지 |
대표의 말 끝에 일부 시민들은 "중국인 오지마!" "문재인 빨갱이!" 등을 연호했다. 또 다른 발언자는 "임대인과 임차인을 갈라놓아 국민 갈등을 부추기고 사회주의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다"면서 "임대차3법을 계속 한다면, 헌법 소원을 할 것이고 헌법 소원도 안 된다면 문재인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보수 유튜버들도 대거 참여했다. 김문수 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도 '김문수tv' 촬영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시민모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 전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시민모임 대표와는) 광화문집회 때 봤다"면서 "내가 현장 발언을 오히려 하지 않는 게 좋다.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시민 모임 대표는 "예전에 인사를 나눈 적이 있지만, (김 전 지사는) 이날 집회와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유튜버는 자신의 차량에서 행진 구호를 이끌며 "문재인은 하야하라" "징벌세금 위헌이다"등을 외쳤다. 단상에 오른 한 유튜버는 "공산당은 원래 법이 없다. 지금 우리나라가 공산화 된 것 같다. 공산당들한테 뭘 요구할 게 아니라, 끌어내리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폭군 문재인을 끌어내자'라고 적힌 스티커를 집회 참가자들에게 "차에 붙이라"며 나눠주기도 했다.
단상에 오른 또 다른 발언자는 부동산 정책의 배후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세종시 천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도 서울'을 사수해야 한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그는 "8.15 광복절 집회 때 광화문에서 청와대로 진격해 대한민국을 지켜야한다"고 외쳤다.
"공급 대신 수요규제 반복으로 아파트 값 올라"... 울분 토한 '명퇴' 참가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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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반대하는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 ▲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
정책 비판에 초점을 맞춘 발언은 행사 마무리께 집중됐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에 투표했다는 한 40대 남성은 명예퇴직 후 자영업자로 살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공급을 축소하고 수요 규제를 3년간 반복해 아파트값이 올랐다"며 현 정부의 일관성 없는 부동산 정책에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이어 "살고 싶은 집은 가격이 10억 원씩 한다. 그런데 정부는 책임은 회피하고 지지율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2017년엔 임대사업자를 장려하더니, 하루아침에 제도를 철폐하고 자동말소 갑질 정책으로 세금을 수탈한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외쳤다. 또 다른 참가자는 단상에 올라 자신이 40년 동안 민주당을 지지해 "죄송하다"며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절을 했다. 참가자들 틈에선 "회개하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경매를 통해 빌라를 구매했다는 한 임대업자는 임대료보다 종부세를 더 많이 내게 된 자신의 상황을 소개하면서 "나이 먹어 자영업 하는 게 힘들어 좀 편하게 살려고 했는데 이게 저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저한테 빌라를 팔아먹은 법원과 법인을 내준 국세청은 죄인이 아니냐"면서 "정부가 부자로 살면 안 된다고 저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지난 7월 10일 조사에 따르면, 다주택자 종부세를 강화한 7.10 대책에 대해 찬성 56.0%, 반대 32.2%, 잘 모름 11.8%의 응답이 나왔다.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2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다(휴대전화 RDD 1,008명, 유선전화 RDD 255명, 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서 ±2.76%P 최대허용 표집오차).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최대 문제점을 꼽는 질문에 일관성 없는 정책 방향(25.0%)이 제일 높았고, 주택공급 부족(18.2%)가 그 다음이었다. 부동산 세금 강화 정책에 대한 거부감(17%), 세금 부담(16.8%), 대출규제(11.3%)가 그 뒤를 이었다. 여의도 연구원은 여론조사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향후 추진해야할 정책 우선순위에서는 감세를 통한 거래 활성화보다는 투기성 대출 규제와 공급 확대가 더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이따금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 3시간가량 진행됐다. 마지막 퍼포먼스는 '국민 파면식'으로 마무리 됐다. 시민모임 대표는 헌법 조항들을 열거하며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통령 문재인을 파면한다"면서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끌어내자"고 외쳤다. 집회참가자들은 민주당사까지 행진을 마무리 한 뒤 당사에 주차된 차벽에 '민주당에 민주 없고 더불어에 더불어 없다'는 문구의 종이를 붙이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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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반대하는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 ▲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사까지 가두 행진을 벌인 후 항의 스티커를 붙였다. ⓒ 조혜지 |
조혜지 기자(heyzee.jo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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