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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샀는데도 기존 세입자 계약갱신청구로 입주를 못 해요"

SBS 2020.09.16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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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매매계약을 지난달 말 체결했습니다.

전세 계약이 내년 3월 초 만료되는 집으로, 이미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매도 의사를 통보한 집이었습니다.

A씨는 전세 계약 만기에 맞춰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뒤 실입주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하면서 A씨가 이 아파트에 입주하기는 쉽지 않게 됐습니다.

세입자가 이 아파트에서 2년 더 살겠다고 집주인에게 통보한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임대차법에 따르면 집을 산 뒤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전세 계약 만료 6개월전에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쳐야 합니다.

A씨는 아직 등기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청구할 권리를 가졌습니다.

이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소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갑갑함을 토로했습니다.

새로운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A씨와 유사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4일 이런 문제를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실거주 목적으로 전세 낀 집을 계약하고 계약금, 중도금, 또는 잔금까지 납부했더라도 소유권 이전 등기 전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만 행사하면 매수자는 세입자에게 집을 양보하고 2년간 길거리로 나앉아야 한다"며 "이로 인해 연일 세입자, 매수인, 집주인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 계획이 있다면 늦어도 현재의 전·월세 계약 만료일 10개월 전에는 매물로 내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매매 계약이 성사되도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는 2개월가량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통상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는 데 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세입자와의 계약 만료 8개월 전에는 매수인과 매매 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중개업을 하는 공인중개사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려면 계약 만료 10개월 전에는 집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집을 내놓는다고 바로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입자가 있는 집은 이처럼 매도에 제약이 따르면서 주택 매매 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지고, 시세도 낮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은 매매 시장에서 세 낀 물건은 급매물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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