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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美옐런 비트코인 투자 경고…"내재가치 없어","투기적자산"(종합)

아시아경제 2021.02.23 원문보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 참석
"비트코인, 태생적 내재가치 없어…높은 가격변동성 보일 것"
옐런 美재무장관 "비트코인, 거래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
"매우 투기적 자산, 극도로 변동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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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암호자산(가상화폐)은 태생적으로 내재 가치가 없다"며 "앞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관료들이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나타낸 것과 일맥상통하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상승세는 일시적인 것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대해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결제수단 허용과 대량매입, 일부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매매중개서비스 개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자산의 가치 수준 자체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태생적으로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이라며 "높은 가격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개당 5만달러를 넘어섰고, 시가총액도 1조달러(약 1100조원)를 돌파했다. 국내 거래에서도 지난 20일 개당 6500만원을 넘었다. 머스크 CEO가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허용하기로 하고, 대량매입했다고 밝히면서 가격이 급등했고,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이며 가격 급등에 힘을 보탰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머스크 CEO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남겼고, 급기야 장중 가격이 17%나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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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대해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걱정된다"며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그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역시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는 없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화폐가 법적 지위를 가지려면 중앙은행, 즉 한은에서 발행된 것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NYT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뛰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라며 "이런 계속된 상승랠리는 결국 끝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비트코인이 장기간 사용될 수 있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결국 각국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각국에서 발행하면 법적 지위가 있는 디지털화폐가 잇따라 발행되게 되고, 지하경제 외에는 비트코인을 굳이 사용해 결제해야 할 이유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로젠그렌 총재는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보스턴 연은도 미국에서의 디지털화폐 발행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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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옐런 장관 역시 비트코인의 대안으로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미국도 CBDC 발행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금까지 CBDC 발행에 대해 신중론을 펼친 것에서 한 발 나아간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CBDC 연구에 착수하고 전담 조직을 만들며 준비를 해 왔다. 한은은 다음 달까지 CBDC 외부 컨설팅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실증 테스트를 시작한다. 한은은 CBDC와 관련한 컨설팅을 다음 달 말까지 마무리하고 연내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한다. 하반기 중에는 가상환경에서 CBDC를 썼을 때 제대로 결제 시스템이 작동하는지를 테스트한다. 사용 시 영향, 통화정책 파급 방향 등도 검토한다.


이 총재는 업무보고에서 "CBDC 설계와 기술 면에서의 검토는 거의 마무리가 됐다"며 "가상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올해 중에 실시할 예정으로, 기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 시간내 발행할 필요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새로운 결제수단이 나오고 있고 지급결제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어 서둘러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분산원장 방식의 CBDC를 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분산원장 기술은 원장을 여러 곳에 나눠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보관하기 때문에 익명성이 높아진다는 강점이 있다. 디지털화폐로서 매력을 가지려면 현금과 비슷한 특징을 가지는 것이 좋은데 중앙은행이 모든 거래를 집중해 관리하면 정보가 한 곳에만 축적되고 익명성도 떨어진다. 이 때문에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분산원장 CBDC 발행을 선호한다.


당초 한은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투자 규모가 커졌음에도 우려를 느끼지 않았다. 중앙은행들의 마음이 조급해진 시점은 2019년 페이스북이 가상자산 ‘리브라’를 내놓으면서다. 리브라는 비트코인 등 기존 가상자산과 다르게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화폐와 일정 비율로 교환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예를 들어 1리브라당 1달러를 교환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 화폐의 독점적 발행권이 위협받게 된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CBDC 연구를 앞당긴 것은 이 때문이다. 지폐, 동전 등 현금 사용도가 코로나19로 크게 줄었다는 것 또한 CBDC 연구를 가속화한 이유다.


한은은 비대면(언택트) 금융거래 시 신원 확인을 안전하고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디지털 신원증명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권 분산ID(Decentralized Identifier·DID) 표준 제정도 추진한다. 한은 관계자는 "CBDC 발행 시 통화정책, 금융 안정, 발권업무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관련 국제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민간 가상자산 확산이 지급 결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화. 스마트폰 등의 전자지갑에 보관하면서 실제 지폐나 동전처럼 보관할 수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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