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페이지

[변화]마사회 특혜로 외국인 도박단 8백억 챙겨

뉴스타파 2021.04.08 원문보기


뉴스타파는 지난 2017년 경마 운영 수입을 늘리기 위해 수백억 원의 국부 유출을 방치한 한국마사회의 부도덕한 경영 실태를 보도했다.(관련기사: 마사회, 외국인 경마도박단 묵인...수백억 국부 유출)

마사회가 외국인 경마 도박단에게 마권 자동구매프로그램을 통한 무제한 베팅 등 각종 편의를 제공, 서울 워커힐 화상 경마장에서 200억 원이 훌쩍 넘는 외화가 유출됐다는 의혹이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3년이 지나 감사원이 뒤늦게 감사에 나섰고, 지난 3월 말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워커힐 화상 경마장을 통한 외화 유출 규모는 800억 원대로 늘었다. 관광객 유치와 외화획득을 명목으로 문을 연 외국인 전용 화상경마장이 오히려 외화 유출 창구로 전락한 것.

뉴스타파

서울 워커힐 화상 경마장에 상주한 외국인 도박단들이 경마로 얻은 차익은 2019년 말 현재 844억 원으로 지난 2016년 147억 원보다 5.7배 증가했다.
감사원은 마사회가 외국인들에게 마권 구매 편익을 과도하게 제공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 2019년 워커힐 화상 경마장의 환급률은 121.6%로 내국인 환급률 72.4%보다 49.2%포인트 높았다.

외국인과 내국인이 각각 1만 원씩 경마에 베팅했다고 치면 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2160원을 딴 반면, 내국인은 2760원을 잃었다는 말이다.

외국인들은 경마로 돈을 벌었는데 왜 한국인들은 돈을 잃은 걸까?

경마는 여러 마리의 말을 동시에 출발시켜 결승선에 먼저 들어온 순서로 순위를 가린다. 승부를 조작하거나 정보를 미리 빼돌리지 않는 한 순위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에 경마에 베팅해 돈을 따는 것은 쉽지 않다.

또 경마는 총 마권 구입 대금에서 마사회가 11%를 가져가고, 16%는 레저세 등 세금으로 차감한 뒤 나머지 73%를 순위를 맞춘 마권 구매자들이 나눠 갖는 구조다. 즉 경마 결과를 적중시켜 환급받는 금액은 전체 마권 발매액의 73%를 넘을 수 없다.

그런데 워커힐 화상 경마장의 환급률은 115~125%로 마사회 평균보다 적게는 42%p에서 많게는 52%p 높았다. 감사원은 워커힐 화상 경마장의 환급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유를 외국인 경마 도박단에게 제공된 특혜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경마는 마감 시간이 다가올수록 실시간 배당률과 최종 배당률의 차이가 줄어든다. 배당률이 정해지면 적중 확률을 따져 최대한 이득을 볼 수 있는 마권을 분산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이 때문에 경주 마감 전 5분은 베팅이 집중되는 골든타임이다.

뉴스타파

감사원 감사결과 외국인 도박단의 환급률이 내국인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유 중 하나는 베팅이 집중되는 경주 마감 전 5분간 내국인은 1분당 1매, 외국인은 15.4매의 마권을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감사원이 지난 2019년 가장 많은 마권이 발행된 경주를 분석한 결과, 마감 5분 전 골든타임 동안 내국인은 1분당 마권 1매를 구매한 반면 외국인은 분당 15매를 구매했다. 내국인은 일반 발매 창구 또는 무인 발매기에서 순서를 기다려 차례로 마권을 구매하지만, 외국인 경마 도박단들은 각각 3~4명씩 배치된 마사회 전담 직원을 통해 무제한 베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경마는 마권을 구매한 사람들 간의 상호 경쟁이다. 그러나 마사회가 내국인을 역차별하면서 경마 시장은 외국인 경마 도박단이 활개치는 놀이터가 됐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말까지 워커힐 화상 경마장에서 환급된 돈은 5372억 원으로 마권 발매액 4528억 원보다 844억 원 많았다. 지난 2017년 10월 뉴스타파 보도 당시보다 600억 원 정도 더 늘었다.

3년 전 뉴스타파 보도 이후 마사회가 외국인 경마 도박단에게 특혜 제공을 중단했다면 추가적인 외화유출을 막을 수 있었다.

감사원은 뒤늦게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고, 마사회는 오는 5월부터 워커힐 화상경마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부유출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다.

뉴스타파 황일송 ilsong@newstapa.org

함께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