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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그 배, 끝까지 손놓지 않은 선생님…의인 남윤철 추모식

중앙일보 2021.04.16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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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북악관 '남윤철 강의실'에서 세월호 의인 고 남윤철 씨의 유족들이 현판을 바라보고 있다. 남궁민 기자


"부활절 즈음해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주시니까…우리 아들도 부활한 것 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16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남윤철 강의실' 앞.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를 구하다 순직한 단원고 교사 고(故) 남윤철 씨의 아버지 남수현 씨가 임홍재 국민대 총장의 손을 잡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남 씨의 어머니 송경옥 씨는 연신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고인은 국민대 영어영문학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뒤 단원고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다. 2014년 참사 당시 선실 비상구에서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올려보낸 고인은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고인은 학생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침착해라, 그래야 산다”며 독려했다.

참사 다음 해 국민대는 고인이 마지막으로 전공 강의를 들었던 북악관 708호를 '남윤철 강의실'로 명명했다. 올해는 설치한 지 6년이 지나 빛이 바랜 명판과 시설을 정비하고, 고인의 제자들이 남긴 메시지 등이 담긴 기념물을 새로 설치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임 총장은 "남윤철 선생님은 7년 전 그날에도 그 검고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마저 학생들의 잡은 손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며 "자랑스러운 동문, 제자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들의 모습으로 고인을 항상 떠올리고 닮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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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북악관 '남윤철 강의실'에서 세월호 의인 고 남윤철 씨의 부친 남수현 씨가 기록물을 살피고 있다. 남궁민 기자


몇 년 전 찾아온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남 씨의 부친은 느리지만 또렷한 어조로 추모의 말을 전했다. 그는 "7년이 지나도 잊지 않고 이렇게 (기념 강의실을) 단장해주셔서 고맙다"며 "아들을 위해 앞으로도 많이 기억해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강현종(26) 씨에게 '남윤철 장학금'을 수여했다. 국민대는 2015년부터 교사를 꿈꾸는 학생 가운데 봉사 정신이 투철한 학생을 뽑아 남윤철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6000여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추모식을 마친 뒤 남 씨의 제자들이 쓴 메모와 구조활동에 대한 기사를 본 송경옥 씨는 "가장 걱정되는 게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아들이 가르쳤던 제자들이 찾아와서 힘들 때 선생님 생각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기쁨으로 살고 있다"며 "오래오래 아들이 기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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