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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 등장한 '성소수자 혐오 광고'…민주당이 불똥 맞은 까닭은

한국일보 6일 전 원문보기
진평연, 대형전광판에 평등법 반대 광고 내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는 트랜스여성을 묘사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한 이유 보여준 장면"
민주당, 차별 피해자·가해자 한자리에 앉혀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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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 연합(진평연)'이 서울 송파구청 맞은편 대우유토피아빌딩 대형전광판에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에 반대한다며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한 광고를 내 논란이 일었다. 송파구청은 25일 오전 해당 광고를 내리도록 광고업자 측에 권고했고, 광고는 내려간 상태다. 페이스북 캡처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전광판에 성소수자를 조롱·모욕하는 광고가 등장했다.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에 반대하는 단체가 올렸다. 그러나 이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한 이유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비판의 화살은 더불어민주당으로 향했다. 민주당이 박완주 정책위의장 이름으로 차별금지법 제정 찬반 토론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이에 성소수자 혐오란 폭력적 논리를 공론장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인권활동가로 활동하는 임자운 변호사는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한 누리꾼이 올린 송파구 혐오표현물을 공유했다. 이 누리꾼은 해당 광고 사진을 공유하며 "두 눈을 의심했다. 차별금지법을 빨리 마련해 이런 혐오 광고와 이런 걸 만드는 혐오 집단을 안 보게 해달라"고 적었다.

이 혐오 광고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활동을 벌이는 '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 연합(진평연)'이란 단체가 낸 광고다. 송파구청 맞은편에 위치한 22층 높이의 대우유토피아빌딩에 설치된 대형전광판에 실렸다.

광고는 여성 얼굴이 그려진 탈을 쓴 성소수자 트랜스여성(MTF Male to Female)이 히죽거리며 여성 화장실로 들어가는 그림으로 돼 있다. 트랜스여성은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한 사람을 뜻한다. 진평연은 이 외에도 차별금지법 제정 후 청소년의 성전환 비율이 영국 3,300%, 스웨덴 1,500% 증가했다는 내용과, 차별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비판과 반대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광고도 냈다.

임 변호사는 해당 광고를 공유하며 "이처럼 끔찍한 혐오표현물을 공유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또 아픔이 될 수 있어 걱정이 없지 않다"며 "그렇지만 이 사진만큼은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또 있을까 싶어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영 "차별받는 사람과 하는 사람이 토론이라니, 불공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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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이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더불어민주당이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 토론회를 열며 제정 반대 측의 차별 논리를 공론화한 점을 비판했다. 오른쪽 사진은 '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 연합(진평연)'이 서울 송파구청 맞은편 대형전광판에 낸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광고. 페이스북 캡처


다만 임 변호사는 민주당을 겨냥했다.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가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혐오 광고로 설명됐는데, 민주당이 오히려 반대 진영이 혐오를 정당화할 판을 깔아줬다고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토론회'를 열고 법 제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이날 토론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토론을 열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다는 입장이다.

토론은 제정 찬성 5인과 반대 5인이 각각 나선다. 찬성 측에는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팀장, 조혜인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변호사,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몽 스님,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의 자캐오 성공회 신부, 박종운 법무법인 하민 변호사 등이 참석한다.

반대 측에선 탈동성애 인권 센터 '홀리라이프'의 이요나 목사,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 '성산생명윤리연구소'의 류현모 교수, 이상원 새로남교회 목사, 윤용근 법무법인 엘플러스 변호사 등이 나선다.

송파구청, 광고 내리도록 조치…진평연, 구청에 역민원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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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의원들이 17일 오후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국회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은미 의원, 장혜영 의원, 김응호 부대표, 배복주 부대표. 연합뉴스


그러나 참석자 구성을 두고 민주당이 차별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자리에서 토론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장혜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토론을 한다면서 한쪽에는 차별받는 사람들을 부르고, 다른 쪽에는 차별하는 사람을 부르는 게 공평하지 않다"며 "민주당이 생각하는 사회적 합의가 결국 혐오와 차별의 가해자와의 합의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사회적 합의 상대로 지목한 게 다름 아닌 동성애 혐오자들이라는 게 참담하고 분노스럽다"며 "인권에 대한 비타협적 신념이란 민주주의의 정신을 잃어버린 기울어진 토론회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변호사도 "민주당이 주최한 토론회, 당신들이 지금 어떤 주장을 국회 공론장으로 끌어들인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한편 송파구청은 이날 오전 대우유토피아빌딩 측에 해당 광고가 혐오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광고를 내리라고 권고했다. 빌딩 측은 이에 광고를 내렸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광고업자에게 연락해 조치가 이뤄졌다. 지금은 광고가 내려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평연은 해당 광고를 내린 게 부당하다며 구청에 항의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평연 측을 설득해 원만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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