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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대치했다' 주장하던 美 경찰…양손 든 13세 소년 사살 영상 공개

이데일리 2021.04.16 원문보기
'13세 용의자가 총 들고 위협했다'는 경찰 설명과 배치돼 논란
영상에선 '두 손 들고 항복…총기 소지도 불분명'
시카고 시장 "총기 규제·도보 추격 지침 개정 필요"
이데일리

(출처=COPA)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지난달 미국 시카고 경찰이 13세 용의자를 사살한 사건의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동영상에는 당초 경찰의 해명과 배치되는 모습이 담겨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에선 총기 규제에 대한 여론이 강화될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 강화 움직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경찰의 위법행위를 조사하는 독립 수사기관 ‘COPA’(Civilian Office of Police Accountability)는 경찰 총격 피해자 애덤 톨리도(13)가 사건 현장에서 촬영된 경찰 보디캠과 제3자 카메라 등에 잡힌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앞서 경찰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2시 35분께 시카고 서부 라틴계 밀집지 리틀빌리지에서 톨리도는 용의자 루벤 로먼(21)과 함께 길을 걷다가 순찰 중이던 경찰이 검문하려 하자 달아나려는 과정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13세 톨리도는 근래 수년간 시카고에서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피해자 가운데 최연소라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경찰 측은 당시 톨리도가 총을 소지한 채 대항하는 등 위협적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에는 톨리도가 멈춰 서서 양손을 들고 돌아선 순간 경찰이 발포하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그가 총을 쥐고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동영상 시청 후 “톨리도가 경찰에게 총을 겨눈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COPA의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해달라”고 전했다.

라이트풋 시장과 톨리도 유가족 변호인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 “영상을 보는 사람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기고 감정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각자의 감정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달라”며 “동영상 공개가 유가족·지역사회·시카고시의 치유를 향한 첫 단계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우리는 경찰의 과잉대응과 폭력으로 얼룩진 긴 역사로 인해 상처가 많은 도시에 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제도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카고에서 제도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인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성적인 총기 폭력을 개탄하면서 “연방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총기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특히 “도보 추격은 용의자와 경찰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린다”면서 시카고 경찰이 도보 추격과 관련한 경찰 지침을 여름 시즌 이전에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총기폭력은 전염병”이라며 총기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톨리도와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로먼은 지난 9일 검거됐고, 검찰은 그를 불법 무기 사용, 무분별한 발포 및 아동을 위험에 빠뜨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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