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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유발자' 등록말소 타워크레인, 어떻게 돌아왔나

오마이뉴스 2021.06.22 원문보기
[민언련 신문방송모니터보고서]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과 언론보도 비평①
타워크레인 노동조합은 지난 6월 8일, 국토교통부의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대책 수립과 등록말소·시정조치 명령이 부과된 타워크레인 운행중단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6월 11일 노동조합과 국토교통부 합의로 파업은 종료됐지만, 언론이 이번 파업을 어떻게 보도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타워크레인 노동조합이 파업하게 된 과정과 원인, 언론보도 양상을 정리했습니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왜 다시 총파업에 나섰나

'파업 보도' 기본은 왜 파업을 하는지 전달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파업은 문제가 반복되었지만 해결 주체인 국토교통부가 적극 대처하지 않은 점이 원인이었습니다. 타워크레인 노동조합이 2019년 총파업 후 올해도 파업에 이르게 된 이유를 먼저 정리했습니다.

이번 파업은 소형 타워크레인 산업재해 사고가 반복되며 시작됐습니다. 먼저 소형 타워크레인 산업재해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형 타워크레인은 3톤 미만 자재를 들어 올릴 때 사용하는 무인크레인입니다.

국토교통부 건설기계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 등록된 타워크레인은 총 5921대입니다. 3톤 미만은 1732대이고, 3톤 이상은 4189대입니다. 소형 타워크레인은 전체 크레인의 30% 남짓입니다.

하지만 2018년부터 3년간 집계된 타워크레인 사고 47건 중 33건이 소형 타워크레인에서 발생했습니다.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형 타워크레인이 사고에서는 대부분을 차지한 것입니다.

원인은 소형 타워크레인 운용 특성에 있습니다. <민중의소리> '인터뷰/ 17년 경력 베테랑 조종사가 말하는 소형타워크레인의 위험성'(2019년 6월 4일)은 김명욱 타워크레인 조종사를 직접 인터뷰해 소형 타워크레인 문제에 대해 자세히 짚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자격증을 요구하는 대형 크레인과 달리 "소형 타워크레인은 20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누구든 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작됩니다.

그렇다보니 공사현장에 크레인이 투입되면 "누가 소형 타워크레인을 운전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문제도 일어납니다. 김 조종사는 "실제로 목공, 철근 쪽 일을 하던 사람이 돌아가면서 조종을 한다", "교육조차 이수 받지 않은 이가 암암리에 운전한다고 해도 알 방도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운행 자격뿐 아니라 "최근 4~5년 사이 10배가량 불어난 소형 타워크레인의 상당수가 조잡하게 짜깁기 된 채로 중국에서 수입된 것"도 지적됐습니다. 18년 동안 타워크레인을 운전했다는 황옥룡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장은 <민중의소리>에 "중국에서 고물장비 짜깁기해 들여온 게 비일비재하다"고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그런데도 소형 타워크레인은 편의성을 이유로 급증했습니다. <경기일보> '건설현장 속 시한폭탄 타워크레인·하/소형크레인 127배 폭증... 안전결함에 근로자 추락'(4월 27일)은 "2013년 14대에 불과했던 소형 타워크레인은 2020년 12월 1789대까지 늘어나 8년 만에 127배 급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후죽순 들어선 소형 타워크레인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전락, 건설현장 근로자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형 타워크레인 사고는 제도 결함과 노동자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장비도입으로 만들어진 '반복된 산업재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등록말소된 타워크레인이 부활해 돌아왔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안전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소형 타워크레인 면허 실기시험 도입 등 제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형 크레인 산업재해 사고는 반복됐습니다. 2018년부터 3년간 집계된 타워크레인 사고 47건 중 33건이 소형 타워크레인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지난 2020년 소형 타워크레인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시행했습니다. 올해 2월 발표된 국토교통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점검결과 12개 기종 369대 타워크레인에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안전기준을 위반한 3개 기종(CCTL130-L43A, CCTL140-43A, FT-140L) 120대는 등록말소 조치를 내렸고, 안전기준에는 적합하나 신고서류 부실 등 문제가 드러난 9개 기종 249대는 시정조치를 명령했습니다. 문제가 발견된 12개 기종 369대에 대한 판매중지도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조치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등록말소가 결정된 타워크레인이 버젓이 건설현장에 도입돼 산업재해 사고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6월 8일 타워크레인 총파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문에서 "4월 24일부터 두 달간 총 8건의 소형 타워크레인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중 등록말소 장비 사고가 3건, 시정조치 장비 사고가 2건입니다. 타워크레인 노동자 입장에서는 국토교통부가 퇴출을 명령한 위험한 크레인이 버젓이 건설현장에서 사용되고, 생명을 위협하고 있기에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안전보장 위한 제도 마련이 최우선

안전보장을 위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소형 타워크레인 사고가 반복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노동과세계> '타워크레인, 안전총파업 돌입'(6월 9일 전재희 기자)에 따르면, 소형 타워크레인 제작과 수입을 형식 승인하는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설계도면과 실제 설치가 다른 소형 타워크레인을 수도 없이 형식 승인"하고, 6개월마다 하는 정기검사에서도 문제를 거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노동조합과 국토교통부가 나선 소형 타워크레인 특별 합동점검에서는 "549대에 대한 4천여 건의 지적사항이 나왔으며, 1대당 6~7가지 시정조치"에 달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최동주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은 "소형 타워크레인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2019년에도 <오마이뉴스> '2000여 노동자들이 타워크레인에 올랐던 진짜 이유'(2019년 6월 5일) 등 보도가 문제를 짚었는데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소형 크레인을 운전하는 백아무개(37)씨는 '작업을 할 때면, 관리자가 크레인이 들 수 없는 장비들도 옮기라고 채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해도, 현장에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6월 11일 타워크레인 노동조합과 국토교통부가 파업 해제를 발표하며 "2021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소형 타워크레인 세부규격 외 장비의 제작 결함 및 동일성 조사에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참여", "등록말소, 시정조치를 받은 불량 소형 타워크레인 369대 행정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 "타워크레인 제작결함조사위원회, 사고조사위원회에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전문가 참여" 등을 합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노동환경 안전보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는 점에서 언론이 보도해야 할 내용입니다.

언론은 타워크레인 노동자 파업을 어떻게 보도했나

타워크레인 노동조합 파업은 일하다 죽지 않는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사망 이후 우리 사회가 즉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노동자가 죽지 않는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언론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했으나 타워크레인 노동조합 파업 관련 보도에서는 적극적인 보도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지면,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를 확인했습니다. 타워크레인 노동자 파업소식은 6월 4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6월 11일까지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 관련 보도를 한 방송사는 MBC와 SBS뿐입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기 시작한 6월 4일 MBC가 2건, 총파업이 결정된 6월 8일 MBC와 SBS가 각각 1건을 보도했습니다.

신문 지면에서는 <한겨레>가 6월 7일부터 9일까지 3건의 관련 기사를 실었습니다. 다른 신문 지면에선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면에 보도가 없던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는 <연합뉴스> '타워크레인노조 파업 돌입... 3천대 멈춘 건설현장 비상'(6월 8일)와 <연합뉴스>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총파업... "안전 위반 장비 사용 중단"'(6월 8일) 기사를 전제해 소식을 전했습니다.

<한국경제> '타워크레인 노조 무기한 총파업 돌입'(6월 8일)은 노동조합 파업 기자회견장 사진 두 장을 온라인판으로 실었으나 상세한 보도는 없었고, 간략한 설명을 실은 게 전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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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워크레인 노동자 총파업 관련 신문 지면·방송 저녁종합뉴스(6/4~11) 보도량 ⓒ 민주언론시민연합



다양한 매체 보도량을 확인하기 위해 언론진흥재단이 제공하는 뉴스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6월 4일부터 11일까지 '타워크레인'이 포함된 보도 중 파업 관련 보도를 분석했습니다. 사진기사 포함 21개 언론사 총 6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면 기사가 없던 신문 중 일부는 온라인판 기사로 파업 소식을 다뤘는데요. 조합원 투표 83.1%로 총파업이 결정되자 <경향신문> '타워크레인 노조 총파업 돌입... "등록말소 소형 크레인 퇴출해야"'(6월 8일 정대연 기자)와 <한국일보> '전국건설노조 "전국 타워크레인 총파업" 선언'(6월 8일 유환구 기자)이 온라인판에 관련 기사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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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카인즈 기준 타워크레인 노동조합 총 파업 보도한 언론사(6/4~11) ⓒ 민주언론시민연합



그 밖의 매체는 지역 언론이 다수였습니다. <경상일보> <충청투데이> 등은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공사가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내용을 함께 다뤘습니다. '타워크레인 노동조합 파업'이 아닌 '우리 지역 공사 지연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진 보도입니다.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노동환경을 마련해 달라는 노동자들의 당연한 요구는 대다수 언론에게 외면당한 셈입니다.

'② 죽음의 타워크레인 재해, 언론의 한결같은 외면'(http://omn.kr/1u2de)으로 이어집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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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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