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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앗아간 '새우튀김 환불' 갑질…점주들, 별점테러 뿔났다

중앙일보 2021.06.22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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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등 7개 시민단체가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혜림 기자


“별점 테러와 악성 리뷰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가맹점주들도 많습니다.”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새우튀김 환불 사건’으로 지난 5월 29일 사망한 분식집 업주 A씨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새우튀김 환불 사건은 한 소비자가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하면서 폭언 등을 했고 이에 시달린 이후 쿠팡이츠 가맹점주가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사건을 말한다. 이 소비자는 환불을 받은 뒤에도 앱 리뷰에 “개념 없는 사장”이라는 댓글과 함께 별점 1점의 혹평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등 7개 시민단체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 앱 리뷰ㆍ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A씨와 쿠팡 물류센터 화재사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김동식 구조대장을 추모하며 묵념했다.



점주들 “악성 리뷰 대응권 필요”



이들은 배달 앱을 통한 소비자의 과도한 요구, 허위ㆍ악의적인 후기에 점주들의 피해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리뷰와 별점 평가 제도는 거리나 배달료의 차이, 할인 이벤트 등 기본의 매장 선택 기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점주들은 음식 맛, 위생 등 본질적인 노력보다는 손편지, 리뷰 이벤트 등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배달 앱 내 평가에 대한 점주 대응권 강화를 요구했다. 악성 리뷰를 삭제하거나 점주의 답변 댓글 작성 지원, 비공개 리뷰, 배달과 음식 품질에 대한 평가 분리 등이다. 또 별점 평가에 재주문율, 단골점유율 등 객관적인 지표를 추가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주문 후 며칠이 지나도 환불 요구가 가능한 실태에 대한 환불 규정 정비 등 가이드라인 마련도 요구했다. 김 국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환불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하는데도 약관에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A씨의 사망 사건이 발생하게 된 계기도 환불 규정 마련돼있지 않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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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 라이더 유니온의 쿠팡이츠 배달수수료 인하 철회 등을 촉구하는 시위 트럭이 주차돼 있다. 뉴스1





환불ㆍ플랫폼 관련 법 체계 갖춰져야



서울에서 파스타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진우씨는 “매장에서 쓰지도 않는 재료가 들어갔다는 리뷰를 남겨도 대응할 수가 없었다. 쿠팡이츠 측에 업주가 답변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그때마다 돌아오는 건 ‘안된다’였다”고 토로했다. 공정위의 안일한 대응에도 비판을 가했다. 김씨는 “공정위에서는 쿠팡이츠에 대해 ‘아직 시장 지배 사업자가 아니다. 점유율이 낮다’는 말만 반복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며 “그러나 우리 매장은 배달 앱 중 쿠팡이츠 주문이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배달 앱으로 인한 업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법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인 법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앞서 발생한 다른 기업들의 갑질 사례처럼 잠잠해지면 그냥 넘어가기 일쑤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 등 기본적 제도롤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쿠팡이츠는 A씨 사건과 관련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점주 여러분께 적절한 지원을 해드리지 못해 사과드리며 악의적인 비난으로 피해를 본 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쿠팡이츠는 ▶전담조직 신설 ▶전담 상담사 배치 및 교육ㆍ훈련 강화 ▶악성 리뷰 답글 기능 신설 및 신고 절차 개선 ▶음식 만족도와 배달 만족도 별도 평가 기능 강화 ▶갑질 이용자 문제 해결 적극 동참 등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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